● 시 주 : 대림목(大林木) 음의 소음(少陰) 감(坎) : 60%
지니고 있는 것에 대해서 스스로 만족滿足하고 있는 만큼 때에 따라 베푸는 일에 인색吝嗇하지 않다. 이 또한 타고난 복이다. 봄이면 산나물을 안주 삼아 막걸리 한 잔, 여름이면 계곡물에 뛰어들어 몸을 식히고 가을이면 붉은 단풍丹楓에 취해 또 막걸리 한 잔, 겨울이면 눈이 하얗게 쌓인 산야山野를 둘러보면서 반가운 친구와 막걸리 한 잔이다. 서로가 서로에게 즐겁게 주거니 받거니 막걸리 한 잔, 깊은 산, 그리고 시원한 계곡, 삶이 이와 같다면 그 무엇을 요심慾心 부리겠는가.
삶에 필요한 기본적基本的인 모든 것을 갖추고 세상에 태어났다. 이 또한 복이 아니겠는가. 또한 지혜를 담은 눈으로 내 주변을 보듬어 안고 한없는 사랑을 내주니, 인정認定도 받고 또 베풀 수 있는 삶이라 좋지 않겠는가. 그러나 삿되고 헛된 어둠에 휘둘리면서 정신을 차리지 않는다면 맹한 인생이 될 뿐이다.
누가 가져가는지 아니면 빼앗아 가는지, 아니면 스스로가 아까운 줄도 모르고 함부로 내어주는지, 이를 바르게 알지 못한다면 지극히 어리석음만을 남길 것이다. 위로만 향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큰 숲을 울타리 삼아 서로 어울려 살아간다면 행복幸福한 삶을 살아갈 것이다. 분수에 넘치는 행위行爲는 스스로의 복福을 내치는 일이 벌어지니, 제자리를 잃지 않길 바란다.